얼마 전, 8월 5일은 내 동생 Nicole의 13번째 생일이었다. 사실 별로 생각 못하고 있었다가, 그 날 아침에 삼촌이 전화기에 남긴 생일축하 메시지를 듣고 아차 했다. 가족, 친척, 그리고 옆집에 사는 이웃과 함께 밖에 나가서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Heidi가 주문한, 동생 이름이 새겨진 크림 케이크를 먹었다. 촛불을 부는 것은 하지 않았지만, 생일 노래를 불렀고, 받은 선물을 다 같이 풀어 보았다. 나도 그때 작은 선물과 카드를 써서 주었다. 또 teenager가 한 명 더 늘었다며, 호스트 맘 Heidi가 장난 섞인 말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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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파티를 정말 많이 한다. 생일파티이나 돌 파티는 물론이고, 졸업파티나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노는 파티, 운동부 단원 파티, 또는 잦은 기념일에 가족들과 하는 파티 등등. 그래서 여기서는 파티 초대장을 친구들이나, 이웃들과 교환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나도 몇 차례 파티에 초대되어서 친구들 집이나 이웃집에 여러 번 가보았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겪었던 미국의 독특한 파티문화를 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가장 신기했던 것이 졸업파티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집에서 ‘open house' 파티를 여는데, 나도 두 번 가보았다. 4월 말, 혹은 5월 쯤 되면, 학교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초대장을 많이 돌린다. 주로 주말 점심시간 이후를 이용해서 시간대를 잡는데, 집 문을 열어놓고, 사람들이 시간에 관계없이 들렀다 가는 파티이다. 집에는 손님들이 떠들면서 먹을 수 있는 간식들과 음료를 준비해 놓고, 졸업할 학생의 어렸을 때 사진이나, 가게 될 대학자료 등을 전시해 놓기도 한다. 짧은 축하 메시지와 함께, 왔다간 흔적을 남길 수 있게, 문 앞에는 종이와 펜이 있다. 친구들, 친척들, 또는 선생님들이 많이 와서 축하를 하는데, 여기서 학생의 인지도를 엿볼 수 있다.^^ 아, 졸업파티에서는 선물은 필요 없는 것 같고, 카드를 많이 쓴다. 한국에서는 이런 식의 졸업파티를 보지 못했는데, 졸업할 학생을 축하하고 격려해 주는 의미 있는 파티라고 생각한다.

또 미국에서는 같이 놀기 위해 친구들을 자기 집으로 많이 초대한다. 특히 미국 아이들은 친구 집에서 하룻밤 자는 것(sleep over)을 많이 하는데, 사실 파티라기보다는 그냥 계획 없이 친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놀다가 잠을 자고 가는 것이다. 아마도 미국에는 집집마다 거리가 상당하기에, 늦은 밤에 돌아가는 것 보다 아침에 가는 것이 더 편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방학이 되니 동생 친구들이 집에 자주 놀러왔다가 자고 간다. 친구 집에 초대되었을 때는 별로 필요한 것은 없는데, 여름이라면 수영복과 갈아입을 옷이 필요할 수 있겠다. 규모가 큰 파티이거나, 식사를 대접받는 경우에는 친구들과 먹을 간단한 간식을 가져가는 것이 예의이다. 물론 이것은 보통 초대하는 친구가 미리 부탁한다. 친구들로부터는 두 번 초대되었었는데, 한번은 친구 집에서 슈퍼볼 경기를 같이 보았고, 또 한 번은 영화관에 가서 터미네이터를 같이 보기도 했다. 이 때, 남자아이들은 비디오게임을 정말 많이 한다.

지금까지 적은 파티들은 선물이 필요 없지만, 생일파티의 경우는 작은 선물이나 카드를 가져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미국에는 카드가 정말 많다. 기념일, 생일, 졸업, 결혼과 같은 축하카드, 사람이 돌아가셨을 때 위로카드, 선물을 받았거나,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카드,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의 카드까지. 정말 종류가 많고, 다양해서, 마트에 가면 큰 공간을 차지해 카드를 진열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편지가 아닌 카드이기 때문에, 카드를 사면 주제별로 글이 다 써져있고, 짧은 글이나 이름 정도만 쓰면 된다. 호스트 가족들 생일 때는 작은 카드와 함께, 한국적인 물건을 선물해 보는 것이 어떨까?

카드와 선물(아, 선물은 포장하는 것보다는 선물 가방을 사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을 들고 파티장소로 가면 또 특이한 것을 볼 수 있는데, 받은 선물들을 모아두었다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풀어본다는 것이다. 저번에 이웃집 돌잔치에 갔을 때는 선물을 풀면서, 선물을 준 사람들의 이름을 체크하는 것을 보고 조금 당황했다. 나중에 그 명단을 보면서 감사카드(thank-you card)를 보내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래도 똑같은 선물과 카드가 나오거나,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조금 난감할 것 같다.

- August 9,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