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놀랍게도 영어로 농담까지 하면서 미국 간 지 딱 10개월 만에 귀국인사를 영어로 전해 왔다. 학교생활은 너무나 즐거웠고 1학기는 별로였지만 2학기는 전과목을 A, B로 다 받았다고 자랑했다. 다쳤던 팔꿈치도 신기하게 다시 회복되어서 다음 학기부터는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해서 야구도 즐기면서 학업을 할 거라고 자신의 계획을 들려 주었다.

P군은 한때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었다. 중학교 때까지 투수를 했었고 고교에 진학해서도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팔꿈치를 다쳐, 수술을 받았으나 결과가 나빠서 야구를 그만 두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진로를 공부와 연관지을 수 밖에 없었다. (엘리트 체육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P군이 교실로 돌아왔을 때 아무도 그를 배려해 주지 않았다. P군은 고교 1학년 학업을 따라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야구 때문에 P군의 학업 진도는 중학교 1학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고, P군의 고등학교는 야구선수로서의 P군만 돌볼 수 있었고, 야구를 그만 둔 그에게 학업을 따라 갈 어떤 배려도 해 줄 수 없었다. 요즘 고등학교는 뒤떨어진 학생을 돌볼 만큼 여유가 없는 모양이다.

P군은 교실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P군의 부모가 고민 끝에 유학을 검토했을 때 P군의 반응이 매우 적극적이었다. 부모님은 적극성을 보인 아들이 의외로 대견하기는 하나 또 걱정이 생겼다. 중학교 1학년 이후 영어를 놓아버린 아들이 과연 미국에 갈 수 있나? 갔다가 중도에 좌절하면 더 큰 고민이요, 미국은 여기보다 더 유혹에 빠질 요소가 많을 텐데? (알지 못하면 두려움이 큰 법이다. 미국 중ㆍ소 도시에는 한국 도시의 유해요소-PC방 등은 찾아 볼 수 없다.)

P군은 유학을 위한 영어시험을 치렀을 때 역시 중학교 1, 2학년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P군의 각오, 의지는 매우 강한 상태였다. 필자는 무수한 학생들을 겪어봤지만 그렇게 강한 의지를 가진 학생이라면 100% 성공할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오히려 필자가 부모님을 설득했다. P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설득하였고, 이후 P군은  출국 전 불과 3개월이지만 무섭게 공부하였다.

(미국유학을 생각 중이라면, 만약 유학 하기에 영어가 부족하여서 한 해 두 해 미루는 것은 어리석다. 나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너무 어리다면 미루는 게 맞고 중3, 고1 이라면 미루는 것은 포기하는 것과 같다.)

P는 문법이나 writing을 체계화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회화와 sPeaking 훈련에 주력하였다. 다행히 P를 지도한 재미교포 선생님 또한 헌신적으로 P를 도와 주었다. 과외시간과 상관없이 미국 학교 교장선생님과의 인터뷰를 미리 연습 시키기도 하고, 대사관 인터뷰도 모의연습을 해 주는 등 P의 열정에 동감하여 헌신적으로 도와 주었다.

P는 비록 거의 외운 대사였지만 미국 대사관 인터뷰에서 정말 열심히 할 거라고 영사를 감동시켰고 영사는 웃으면서 악수를 건네며 그의 장도에 행운을 빌어 주었다.

낯선 미국 땅 플로리다의 소도시 사립학교, 얼굴 다른 홈스테이 가정.

P군이 혈혈단신으로 짐보따리를 챙겨 두 번 비행기를 갈아타고 도착한 곳이다.

하지만 새로운 의욕으로 가득한 P에게는 이 모든 낯선 환경이 즐거운 도전의 무대였다. 수업은 커녕 홈스테이와의 대화 조차 힘들었지만 P는 늘 겸손하게 되묻고, 그런 P의 태도에 학교선생님, 홈스테이 가정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도움을 주었다. 작은 도시에서 낯선 동양의 학생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주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그의 안착을 도운 것이다.

수업을 따라 가지 못하자 학교 영어선생님이 별도의 튜터링을 나서 주었고, 그래서 간 지 3개월 만에 튜터링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 학교보다 여유로운 수업시간, 참여하는 수업방식, 다양한 특별활동은 당장의 영어 수준, 지식의 양보다 참여하는 P의 태도와 의욕에 따라서 좋은 점수를 주었다.

P.S 필자는 P군이 미국 고교를 마치면 꼭 미국 대학이 아니라, 아시아권의 좋은 대학들도 희망대학 리스트에 넣기를 권유하였다.

- 홍콩대학, 북경대학, 와세다 대학, 동경대학이 모두 영어전형으로 외국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국내의 연세, 고려, 이화, 한양, 성균관, KAIST, 포스텍, 한동대 등 주요 대학 모두 해외고교 졸업자를 위한 전형을 실시 중이다.

애임하이교육(주) 손재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