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시전형 80% 확대와 교환학생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획일화된 입시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일관된 믿음이다. 다행히 최근 한국 대학들도 입학사정관제 등 미국 교육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서울대 수시 80% 확대도 그런 변화의 한 선상에 있다.
서울대의 발표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2013년 대학 신입생부터 수시 특기자전형의 명칭을 수시 일반전형으로 바꾸고 정원을 20% 늘림
2) 수시모집은 전원 입학사정관제를 실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고교별 소개자료를 토대로 지원자의 학업능력과 학내외 활동, 전공에 대한 관심, 잠재력 등을 입학사정관이 심사한다는 것이다. 입학본부장이 직접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잠재력 위주의 선발을 하겠다. 수시모집이 학생의 학교생활과 성장배경, 환경 등을 상대적으로 면밀하게 살필 수 있어 보다 창의적이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학생을 골라낼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서울대도 창의적이고 글로벌한 학생 찾는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대목이 마지막의 ‘보다 창의적이며 글로벌인재가 될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찾는다는 언급이다. 이제 서울대도 암기만 잘하는 학생, 4지선다형에만 뛰어난 학생이 더 이상 미래의 인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는 쪽으로 급변하고 있고 글로벌화 되어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삼성과 애플이 연일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것도 독일, 네덜란드, 호주 등 글로벌 시장 여기 저기에서 밀고 당기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함께 슬퍼한다.
어쨌든 휴대폰시장을 스마트폰 시장으로 변화시킨 주역이니까, 또 삼성의 반도체 제품의 주요 고객이 애플이기도 하니까...

다시말해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단순히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오늘, 내일 순간 순간 희비가 교차한다. 한쪽 분야에서는 경쟁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협력하기도 한다. 또 한국이나 미국이 아니라 제 3국에서 특허분쟁을 하는 등 얼키고 설킨 관계이다. 이런 복잡 다양한 세계시장을 과거 산업사회의 단순 암기형 인재가 끌고 갈 수 없다.


교환학생은 창의적이며 글로벌한 인재이다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한국 교육의 틀 속에 갇혀 있지 않다. 나라와 나라를 넘나들면서 두 나라의 교육제도를 경험하는 일이다. 특히 미국의 고교수업은 책상 앞에 앉아서 선생님의 강의만 일방적으로 듣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선생님과 토론하고, 친구들과 공동 과제를 수행하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교육이다. 아침부터 밤 야간 자습까지 외우고 문제풀이만 하는 우리의 교육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창의적 교육을 체험하는 것은 교환학생 뿐이다. 교환학생은 우리나라에서 1년에 2,000명 정도가 참가한다. 전체 수험생 숫자와 비교하면 놀랍도록 적은 비율이다. 남들이 걷지 않는 새로운 길을 시도한다는 것은 그만큼 창의적이며 진취적이라는 증거이다.

교환학생은 미국 만의 제도이다. 세계 각국의 모든 학생들을 미국 가정, 미국 학교로 초대해서 1년간 문화교류를 하게 한다는 발상 부터가 미국적인 글로벌 감각이 만든 작품이다.

교환학생은 유학이 아닌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교환학생에 참가한다는 것은 영어 목적 이외에 문화교류에 흥미가 높다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한 안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가 바라는 인재상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교환학생은 일반유학생과 구별된다. 일반유학생은 오로지 영어만을 목적으로 하거나 한국에서 학업이 부진하여 도피성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교환학생은 우수한 자질을 인정받아 당당히 문화교류비자(J-1비자)를 받아 떠나는 글로벌 엘리트의 길이다.

한국의 입시가 오로지 성적만 따질 때 귀국 후 성적이 떨어질까 두려워 교환학생을 포기하는 학생이 많았다. 하지만 바뀌는 입시는 남다른 자기 소개서를 쓸 수 있는 학생이 유리하다. 교환학생은 일반유학생과 다르다는 것을 입학사정관들이 모를 리 없다. 남들은 두려워 감히 떠나지 못하고 있을 때, 진취적인 선택으로 글로벌한 감각, 영어능력, 창의적 교실환경에서 자유로운 사고력을 기른 미국교환학생은 당연히 수시 모집 1순위 대상이다.

애임하이교육(주) 손재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