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의 교환학생 수기 4 - My Best friend, Ian의 기억

처음 내게 관심을 가져준 수 많은 친구들 중 나와 가장 친해진 친구인 Ian Huhtala는
처음 둘 다 농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친해진 친구다.
관심을 가져준 친구들 중에서도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는 나를 같이 먹자고 하며
끼워 주고, 집에 있는 나를 불러내어 학교 앞 농구코트에서 같이 농구를 하면서
처음 학교생활은 어떤지 알려주기도 한 친구였다.
그와 친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그의 생일선물로 한국식 문양이 그려진 책갈피를
선물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아하고, 그 일을 계기로 내게 더 잘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다른 아이에 비해 착실하거나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아니었고, 자기보다
2~3년 정도 어린 아이들과 더 잘 놀 정도로 단순하고 유아적인 면도 있었지만, 순수하고
친구를 위할 줄 아는 착한 아이였다. 이 친구가 없었더라면, 내가 미국 생활에 힘들 때마다
의지하고 학교 외적으로 함께 다닐 친구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역시 친한 한국인 친구를 가지고 있었던 그의 누나와 가족 역시
나에게 잘 해주었고 언제라도 찾아가도 날 반겨주었다. 이렇게 호스트 패밀리 외에도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난 힘든 점도 이겨내며 생활할 수 있었다.


김주찬의 교환학생 수기 5 - 영원히 잊지 못할 미식축구에서의 영광

앞서 언급했듯이. 학기초 나는 교내 유일한 외국학생이자 아시아인(한국인),
또 교환학생으로서 아이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았고, 이런 관심은 내가 미식축구팀에
들어가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극에 달했다. 우선, 스포츠는 말이 필요 없는 몸의 대화
인지라 (음악도 그렇겠지만) 많은 대화가 없이도 함께 훈련을 소화하고 경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난 부원들과 가까워 질 수 있었고, 그들 속에 융화되어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대외적으로도, 미식축구는 미국 학교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교생은 물론 동네 주민들까지도 경기장에 나와 우리를 응원했었다. 비록 직업
선수가 아니고선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불가능한 한국에서 자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체력적 한계와 체격적 한계, 그리고 미식축구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Varsity(1군, 대표팀)에서
뛸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Junior Varsity(JV)로 뛰면서 아이들로부터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고,
심지어 경기가 끝난 뒤 상대팀 선수에게까지 “Welcome to American Football!”이란 말을
들었을 정도로 환영받았다. 하루는, Varsity경기에서 실력차가 많이 나는 팀에게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었는데, 관중석에서 계속해서 코치에게 나를 뛰게 해달라는 친구들의 응원소리를 들었는데,
결국 응원에 못 이긴 코치께서 경기 후반 나를 투입하여 짧은 시간이나마 경기를 뛸 수 있었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많은 아이들의 응원과 환호를 들었는데, 그 날은 아마 내 평생 잊지 못할
날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있든지 없든지 티도 나지 않고 아무도 큰 관심을 가져주지 않던
평범한 학생이, 이렇게나 큰 관심을 받고 마치 스타가 된 듯한 기분까지 만끽할 수 있을 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 모든 일들이, 외국학생이 거의 전무하며, 내가 쫓아갈 엄두조차
못 낼 정도로 특출 난 운동선수가 대도시의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시골마을의 학교가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내가 교환학생으로 인해 한국학생을 비롯한 일반 외국학생이 입학할
수 없는 공립학교에, 그것도 아주 작은 마을에 배정된 걸 행운이라고 느끼게 된 것도 모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