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교육과의 전쟁’ 선포>年 20조 !‘블랙홀 사교육비’
1인당 月 23만원… ‘음성적 비용’ 포함땐 배 이상

출처 : 문화일보 2009년 6월 24일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

대선 당시 ‘사교육비 절반’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의 출범 첫해(2008년) 총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전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2001년 10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매년 급증해 200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0조원을 넘어섰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273개 초·중·고교 학부모 약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올해 2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규모는 총 20조9000억원으로 조사돼 2007년(20조400억원)에 비해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사교육비란 학원비, 개인·그룹 과외비, 학습지 및 인터넷·통신 강의비 등 학교 외의 곳에서 받는 보충 교육에 대해 지출하는 돈을 말한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3000원으로 2007년(22만2000원)보다 5% 늘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조사과정에 드러나지 않는 ‘음성적’ 교육비를 합할 경우 사교육비의 규모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목별로 보면 영어가 가장 많이 사교육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지난해 1인당 약 7만6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2007년보다 11.8% 늘어났다. 정부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실용 영어 교육을 강조했지만 영어 사교육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수학은 전년 대비 8.8% 늘어난 6만2000원, 국어는 4.5% 늘어난 2만3000원이었으며 논술(7000원), 제2외국어(5000원)는 각각 12.5%, 16.7% 감소했다.

사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는 사람은 대도시에 사는 고소득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1인당 월 사교육비가 29만6000원으로 읍·면지역(12만5000원)의 2.4배에 달했고 소득 수준별로도 월 7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계층의 1인당 사교육비(47만4000원)가 100만원 미만 계층(5만4000원)의 8.8배를 지출해 격차가 심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